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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를 위해선 담력보다 실력이 필요하다, 퇴사 준비생의 도쿄

제목: 퇴사 준비생의 도쿄(링크)

평점: 4 / 5

독서기간: 17/07/25– 17/07/31

“END” 가 아닌 “AND”

며칠 전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리마스터 출시 기념 행사가 있었다. 98년에 출시된 게임이니 나온 지 벌써 20년 가까이 되어간다. 그 사이 참 세상은 어마 무시하게 바뀌었다. 페이스북이 나타났고 구글이 한국에 상륙했으며 익스플로러 대신 크롬이 대세가 되었다.

앞으로의 10년은 어떻게 바뀔지 감이 오지 않는다. 그 사이 직장인으로서 지식의 초조함은 날이 가면 갈 수록 더해졌지 줄어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회사의 이름은 회사를 나오는 순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직장은 물론이거니와 직업도 살면서 여러 번 바꿀 준비를 해야 하는 시대가 도래했다. 저자가 말한 것처럼 퇴사는 인생의 끝이 아니라 다음 단계를 위한 하나의 절차가 되어가고 있다.

너와 회사는 1:1의 관계여야 한다.

엔지니어로서 다수의 회사와 함께 (여전히) 일하시는 아버지는 항상 말하셨다. 회사에 종속될 생각하지 말고 1:1의 관계로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이다. 저자는 퇴사를 위해 필요한 것은 담력이 아니라 실력이라고 말한다. 아버지의 말씀에 적용해본다면 회사와의 협상에서 좋은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는 실력이 필요한 것이다.

그리고 그 실력의 출발점으로서 저자는 상업적 아이디어와 인사이트의 필요성을 언급한다. 피터 드러커가 기업의 존재목적은 고객이고 목적은 시장이라고 말하였다. 그렇다면 고객을 얻을 수 있는 상업적 아이디어와 그 고객을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인사이트는 분명 가장 좋은 교환조건일 것이다. 기업의 존재이유를 더해주니 말이다.

발견/차별/취향/심미

저자는 도쿄에서 발견/차별/취향/심미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25곳을 방문하고 그 곳에서 발견한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공유한다. 네 개의 키워드는 모두 10년 후에도 변하지 않을 기업의 목적과 관련이 있다. 그 중에서도 나는 취향/심미에 대해 눈길이 더 갔다. 개인적으로 두 키워드가 근래의 마케팅에 좀 더 관련이 있다고 보았다.

어느 때보다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해진 사회이다. 과거 2년간 B2B에서 마케팅을 하면서 매번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제품을 원하는 고객을 발견하고 제품의 차별점을 설파하기 위해서 노력을 해보았다. 좋은 결과도 드물게 있었지만 대체로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좋은 제품은 고객들이 알아서 사갈 것이야” 라는 과거 사고방식의 결과였다.

고객의 취향은 이전보다 더 세분화되었고 그들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좋은 성능이나 디자인도 소용이 없었다. 가뜩이나 기술간 차별점이 무색해지는 시장에서 얼마나 미친 짓이었던가. 대신 나는 그들의 취향의 미묘한 디테일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했었다.

디테일의 힘

책을 읽는 내내 감탄이 이어졌다. 뭐랄까 고객의 자연스러운 동선 아래 숨겨져 있는 디테일을 관찰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한 글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기업을 법인이라고 한다. 법적인 인간이라는 의미이다.

책에 소개된 25개의 기업들은 하나의 인간인 것 마냥 고객에 대한 그들의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만들기 위해 사소한 디테일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았고 그 디테일들을 이어 나갔다. 그렇게 그들은 좋은 첫인상을 저자에게 남겼고 지금 이 첫인상은 디지털과 결합되어 끝없이 퍼져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넘버슈가의 포장 디자인과 ‘미혼초 혼텐’의 인테리어를 소개한 글을 읽으면서 나는 방문해본 적도 없었음에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었다.

그리고 이 디테일의 힘은 끈기로부터 나온다는 생각이 든다. 소개된 디테일은 솔직히 말해 아주 혁신적이라고 생각이 드는 것들은 아니었다. 대신 그 디테일들은 확실히 끈기를 가지고 관찰한 결과물이었다. 츠타야 서점의 사례도 그렇다. 마스다 무네아키의 츠타야 티사이트에 관한 내용을 담은 책 “라이프 스타일을 팔다”는 단순 기획을 넘어 비즈니스로 구현시에 대한 결과물까지 분석해서 담았다고 한다. 기획서를 써 본 이들은 알 것이다. 하나의 아이디어를 구체화된 하나의 비즈니스레벨로 끌어 올린다는 것,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그의 성공은 이미 그 순간 담보되어 있던 것은 아닐까?

결론

옆에 놓고 자주 보고 싶은 책이었다. 여러 번 본다고 해서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은 아니겠지만 하나라도 더 고객을 이해하려는 그 노력과 관점은 매 순간 익숙해져 버리는 삶을 리프레시 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산물이 서울에서 구현될 수 있다면 그 때는 정말 실력이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Published in Book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