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으로 돌아오니 생각보다 새로 사야 할 것들이 많다. 그중의 하나가 턱걸이 기구였다. 오늘은 그나마 일정이 없던 탓에 이때다 싶어 노트북을 켜고 바로 지마켓에 접속하였다.

그리고 검색창에 “턱걸이”를 입력하였다. 다른 것은 몰라도 인터넷 속도는 빠른 우리나라답게 결과 창이 바로 눈앞에 나타났다 (영국에 있었을 때 비해서 확실히 빠르다). 이제 천천히 올라와 있는있는 물건들을 둘러보기 시작하였다.

학생이 되면서 최저임금의 마인드 셋(Mindset)을 장착했던 지난 1년간 나에게는 하나의 습관이 생겼다. 물건을 검색하면서 최대한 다양한 옵션(가격, 평점, 주문량)을 통해 비교 후 구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오늘도 어김없이 옵션 등을 빠르게 비교하고자 “정렬” 버튼을 클릭하였다. 그런데 문제가 여기서부터 발생하였다. “가격 높은 순”이 없는 것이다.

지마켓

그래서 11번가에도 한 번 들어가 봤다. 11번가에는 아예 물품 리스트 위에 바로 정렬 옵션을 화면에 뛰어주고화면에 띄어주고 있었다. 별도로 옵션을 클릭할 필요도 없었다. 참고로 우측에 있는 정렬 옵션은 내가 즐겨 사용하던 이베이(eBay)의 정렬 옵션이다. 

지금 와서 보니 제공하는 옵션에 미묘하게 차이가 있다. 한국과 달리 해외는 배송료가 물품 별로 차이가 큰 편이기 때문에 배송료 관련한 옵션이 추가로 더 있는 편이다. 알리 익스프레스는 여기에 주문량 관련 정렬 옵션이 하나 더 있다. 아무래도 물품에 대한 신뢰 레벨이 주문량에 비례하기 때문인 듯하다.

11번가 & 이베이

대략 시중에 팔리는 턱걸이 기구를 훑어보니 턱걸이 기구는 크게 문틀에 고정해서 쓰는 형태와 독립적으로 설치해서 쓰는 형태로 나눌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두 기구 형태 간의 가격 차이는 10만 원 가량 나는 편이다. 

이 두 기구형태 아이템만 검색이 되면 사실 문제는 없었다. 턱걸이 기구의 경우 이미 어느 정도는 커머디티화(Commoditization)되어서 기능상의 편차가 없기 때문에 가격과 평가 정도만 보면 되기 때문이다. 

문제는 턱걸이기구와 크게 관련이 없는 자잘 자잘한 저가의 물품들이 화면을 꽉 채우고 그사이에 듬성듬성 잡초처럼 내가 찾던 물건들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가격대를 높은 순으로 정렬해서 해당 관계없는 물품들을 제외하고 보려고 했었다. 그런데 “가격 높은 순” 정렬 옵션이 없으니 나로서는 물품보기가  번거로웠고 결국 나는 11번가로 가서 물품을 구매하였다.? 

물론 소비자의 관점에서 가격이 대략 어떻게 분산이 되어 있고, 전체 페이지가 얼마나 되는지 안다면 약간의 통계적인 지식을 동원해서 찾거나 아니면 전체 페이지의 중간페이지 정도에 가서 검색하면 금방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지마켓과 같은 커머스 플랫폼의 특성상 가격대 분포가 정확히 정규분포를 그리고 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이번 경우는 사실 시간을 들이지 않고서는 쉽게 원하는 물품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다.

물론 이렇게 고민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고 나 역시 근래 들어 통계에 관련된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이런 게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찾아보니 2014년에 ‘베스트셀러’ 코너를 운영하면서 가격대별 가중치를 적용해 가격이 높은 상품을 먼저 전시하다가 대법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것이 있는데 영향을 받았을까 싶다. 그게 아니라면 정말 왜 “높은 순 가격 정렬 옵션”이 없는 걸까? 

스티브 잡스는 2010년 All Things Digital에서 고객이 우리에게 최고의 상품을 주문하는 대가로 비용을 지급하고 있기 때문에 플래시(Flash)를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플래시 건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작은 정열없는 작은 정렬 문제 한 건이긴 하지만, 별 이슈가 없다면 해당 정렬 옵션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Ps. 혹시나 싶어 다른 물품(프린터)도 검색해 보았는데 정렬 옵션에는 “높은 순 가격”이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