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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자기경영노트 – 지식근로자로 살아남기 위한 기본

한줄평

지식근로자로서, “조직”에서 평생을 일한다면(일하고 싶다면) 읽어야 하는 책

서평

2015년으로 기억한다. 사무실에 덩그라니 홀로 앉아서 야근을 하고 있을 때였다.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업무를 바라보면서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었다. 끝내야 한다는 마음 하나만 부여잡고 말이다. 그 때 처음으로 마음 속에 하나의 질문이 떠올랐다.

“어떻게 일하는 것이 잘하는 것일까?”

히로나카 헤이스케 교수님의 “학문의 즐거움”을 읽고 학문의 아름다움을 잠시나마 느낀 적이 있었다.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의 “왜 일하는가”를 읽은 후 일에 대하는 자세에 대해서 고민하고 스스로를 가다듬은 적이 있었다.

이번 문제는 다른 차원의 문제였다. 조직안에서 조직을 이해하며 일해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이었다. 그 때 문득 학생 때 가장 좋아하던 피터드러커(이하 저자)의 “자기경영노트”가 머리속에 떠올랐다.

이 책은 저자의 “프로페셔널의 조건”과 더불어 필자가 경영에서는 몇 안되는 두 번 이상 읽은 책들 중의 하나이다. 이 책은 오늘 하루 처절하게 야근을 하며 목표를 달성해나가는 지식근로자가 어떻게 일을 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저자는 우선 지식근로자는 육체근로자와 다름을 강조하며 책의 시작을 연다. 테일러리즘이라고도 불리는 과학적 관리법이 경영에 도입된 이후 우리는 끊임없이 효율과 능률을 강조하였다. 육체근로자는 그 것이 가능하였다. 시간당 생산할 수 있는 물품 또는 서비스에 대한 정성적인 측량이 가능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식근로자는 그렇지 않다. 산출물의 형태나 규모가 측정가능하지 않다. 말 그대로 비정형화된 지식을 생산해낸다. 따라서 지식근로자의 역량은 결국 조직적으로 합의된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얼마나 조직에 공헌하는지 따라 측정될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전에 미생을 볼 때 장그래와 한석율이 현장직과 사무직 중 누가 더 중요한지를 놓고 싸운 것이 기억이 났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그 둘은 엄밀하게 말하면 비교하기 어려운 존재였다.

그렇다. 우리는 지식근로자로 단위시간 산출량으로 측정하기는 어려운, 기존의 육체근로자와는 다른 존재였다. 다시 말해서 우리는 우리의 시간을 적절히 알아서 관리함으로써 목표를 달성해야 하는 존재이다.

저자는 지식근로자로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세가지 요소: 시간관리, 강점활용, 의사결정에 대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할 법칙을 다양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첫 번째로, 시간관리이다.

저자는 시간 관리 프로세스를 세 단계의 프로세스로 요약하였다.

시간을 기록한다 – 시간을 관리한다 – 시간을 관리한다.

이 프로세스를 통해서 우리는 비효율적으로 목표달성과 상관없이 소모되는 시간을 찾고, 이렇게 낭비되는 시간을 한데 모아 통합함으로써 가장 중요하다고 판단되는 일에 투입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뜩이나 타 조직원과 일을 함께 하면서 일상업무만으로도 하루가 가는 필자의 삶을 돌아보니, 이 내용은 다시 한 번 경종을 울려주는, 가장 현실적인 부분이었다.

두 번째로 강점활용이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은 조직생활 속에서 약점을 보완하기에는 너무나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기다려주지도 않는다. 따라서 우리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고 그 능력을 바탕으로 어떻게 회사의 목표에 공헌할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확인해야 한다. 조직에서 노력에만 초점을 맞춘다면 절대 인정받을 수 없다. 신입사원 시절 선배가 직장인은 “열심히 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잘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말해주신 적이 있다. 공헌이 없는 노력은 일에 대한 몰입도만 떨어뜨릴 수 있다. 이러한 생각으로 스스로를 부여잡고 일을 할 때, 우리는 이제 타인의 공헌도에 기여하기 시작한다. 가까이는 상사가 그러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일을 잘하는 사람은 상사의 강점을 최대한 활용한다.

마지막으로 의사결정이다.

목표달성은 여러 단계의 의사결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러한 의사결정을 할 때는 우리의 강점에 기반해서 시간을 최소한을 사용하고 효율적인 결과를 도출해야 한다. 저자는 효율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다섯 단계의 프로세스를 제안한다.

  1. 문제의 성격을 인식한다. (일반적 vs 예외적, 징후 vs 근본 원인)
  2. 의사결정을 통해 얻고자 하는 최소한의 목표가 무엇인지 확인한다.
  3. 의사결정시 무엇이 올바른 의사결정인지 확인한다.
  4. 이해관계자를 확인하고 실행방법을 구체화해서 실행한다.
  5. 피드백을 의사결정 단계에 포함하고 실제 결과와 예측 수준을 지속해서 비교한다.

이렇게 시간관리, 강점활용, 의사결정에 대해서 면밀히 신경쓰고 지속해서 관리할 때 지식근로자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맞는 말이었다. 신입사원 때도 그러했고 지금도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능할까? 에 대한 회의감이 밀려왔다.

아니나 다를까 저자는 결론에 가서 다음과 같이 우리가 처한 현실은 우리를 성공적인 지식근로자로서 성장하는데 걸림돌이 된다고 말한다.

※ 지식근로자의 네 가지 현실

1. 지식근로자는 다른 사람들을 위해 시간을 할애하는 경우가 많다.

2. 지식근로자는 자신이 살고 있고, 또 일하고 있는 현실을 바꾸기 위해 적극적인 행동을 취하지 않는 한 ‘일상업무’에 쫓겨다닐 운명에 처한다. 따라서 지식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정말 중요한 일, 조직에 공헌하고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과업에 자신을 몰입하도록 하는 판단 기준이다.

3. 지식근로자는 자신이 공헌한 바를 다른 사람들이 활용하는 경우에만, 비로소 지식근로자로서 목적을 달성하게 된다.

4. 지식근로자는 조직의 내부에 존재한다. 그러나 의사결정자는 기업의 안이 아니라 밖에 존재한다. 따라서 지식근로자는 외부 현실에 직접 접근하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5

위 네가지 현실을 읽었을 때, 신입사원 때보다 더 큰 공감이 필자의 마음 속에 느껴쪘다. 특히 마지막 부분이 더욱 그러했다. 1~3번의 현실 때문에 종종 필자는 조직 내의 삶이 전부인 것 마냥 외부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일을 하는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아마 고려했다면 더 큰 공헌이 가능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었다.

이 책의 원서 제목은 “Effective Executive”이다.  Executive의 뜻이 임원이니 이 책은 임원을 위한 책이 아닌가하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개개인이 지식근로자로서, 조직 내 자신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 다양한 의사결정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감안해 본다면 우리는 모두 Executive가 아닐까? 물론 그렇다고 해서 사장처럼 일하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