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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플랫폼이 콘텐츠다.

나는 스카이라이프 서비스를 내 돈을 내고 이용해본 적이 없다. 내가 원치 않는 다양한 채널까지 한 번에 구매해야 하는 정책 탓이었다.


대신 나는 해외 채널을 이용하거나, 일부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를 사용하곤 했었다. 그런 내가 벌써 넷플릭스 서비스를 구독해서 사용한지 1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내가 보고 싶은 드라마도 있을 뿐더러 광고를 볼 필요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 취향에 맞는 드라마가 속속들이 추가도 되고 있고 추천도 해주는 탓에 아주 쉽게 편히 감상하고 있다.

넷플릭스를 보기 전까지는 나에게 콘텐츠로 대표되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정량화해서 자동화하기 참 어려운 산업 중 하나였다. 소비자의 감성적인 필요에 의해서 수입이 결정되는 산업이기 때문에 들이는 노력대비 정확한 결과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몇 해전 SM의 이수만 대표가 아이돌 그룹을 훈련시키는 프로세스를 과학화해서 해외 유수 비즈니스 스쿨에서 강연을 하고 있다 해도 다소 의문을 가졌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지금 많은 양과 종류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어떠한 변화가 불어오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대규모의 자본을 바탕으로 투자한 콘텐츠 중 일부 콘텐츠의 힘을 바탕으로 일부 승자들이 시장을 독식하던 상황은 점차 사라지고 있었다.

대신 디지털이라는 새로운 채널을 바탕으로 소비자들은 개개인의 다양한 욕구를 드러내면서 20%의 컨텐츠가 전체 산업의  80%에 달하는 이익을 내던 상황을 바꾸고 있었다. 즉 디지털은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상쇄시키면서 채널의 한계로 말미암아 잘 알려지지 않던  80% 영역에 위치하고 있던다양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매출을 만들어낼 수 있는 곳으로 엔터테인먼트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었다.

이 때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은 고객에게 그들의 취향에 맞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볼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함으로써 발전할 수 있었다. 이른바 롱테일 경제학이 이 곳에서도 적용되고 있었다.


여기에는 디지털의 발달과 빠르게 성장하면서 등장하게 된 불법복제 시장도 그 변화에 상당한 기여를 하였다. 제한된 유통 채널과 그 채널간의 고객 이동만이 존재하던 시절에 공간의 문제로 오프라인에서 작은 규모에 불과했던 불법복제 시장은 NBC와 같은 회사가 애플과의 아이튠즈 입점 협상에서 잘못된 결정을 하게 만드는 데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NBC는 단순히 매출 데이터만을 기준으로 분석을 하면서 고객의 행태 데이터를 무시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전보다 더 많은 선택권을 쥐고 있는 고객을 이해하지는 못할 망정 매출 기준으로 단순히 사칙연산으로 판단하고 무시한 것이다. 

아마존이 무서운 이유이다. 대학원에서 경영전략을 공부할 때 아마존은 순익을 포기하고 극단적으로 Client-Centric Strategy를 구사하였다. 그 덕분에 아마존은 지금 그들의 고객이 누구인지 알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데이터기반으로 타기업 대비 월등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정리하자면 디지털로 인한 영토의 확장과 수집가능한 데이터 양의 폭발적인 증가는 기존의 산업의 판도를 완전히 뒤집어버리게 되었다. 자본을 기반으로 한 대기업의 선택과 집중에 의해 고착화된 산업구조를 흔들어버렸다.  기존의 엔터테인먼트 산업 강자에게는 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권력이 다른 곳으로 이동한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감’이나 ‘느낌’이 온전히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모두 거짓말을 한다’에서 저자 세스 스티븐스 다비도위츠가 언급한 것처럼, ‘감’이나 ‘느낌’의 기반이 되는 데이터는 스몰데이터로 모든 경우를 고려할 수가 없다. 더군다나 지금처럼 모든 소비자의 니즈가 다양하게 표출되는 상황에서는 더더욱 그럴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이제 데이터의 양은 기업의 경쟁력에 비례하기 때문에 큰 기업들, 특히 유튜브와 같은 글로벌 기업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합종연횡의 필요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합종연횡을 통해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관계가 얼마나 지속될 수 있을까? 아마 한동안은 유튜브의 강세가 지속되는한 계속 되지 않을까 싶다.다만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지는 않은 바 이후에 찾아보도록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