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방에게 인지적 노력을 요구하지 말라

Staff 부서에서 일을 하다보면 필연적으로 임원이나 타 부서의 관리자와 이야기를 할 경우가 많다. 편한 마음으로 기승전결을 천천히 풀어나가면서 협조를 구하고 함께 업무를 하면 좋지만 실상 많은 유관부서를 만나다 보면 자칫 미팅만 하다가 하루가 지나가는 경우도 꽤 다반사이다.

그래서 이런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서 보통은 간략하게 미리 내용을 정리해서 미팅 전에 공유를 하는 편이다. 정리를 하다 보면 개인적으로도 생각이 정리가 되어 미팅 등의 추가 액션이 필요한지도 판단이 되어서 자연스레 미팅 중 일부는 걸러지게 되어 시간 관리에 도움이 된다.

그런데 가끔, 이렇게 정리하다가 “이 정도면 이해하겠지”라고 생각이 들어 정리를 마무리지을 때가 있다. 그리고 나서 미팅을 하다 보면 종종 미팅에 참석하신 다른 분들게서 추가적인 설명을 요구할 때가 있다. 특히 임원 분들이 그러하다

오늘은 간만에 이런 문제를 꽤 크게 겪은 날이었다. 이 때 문득 얼마전 보고서의 법칙이란 책에서 나온 “인지적 노력”이란 말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사람들은 자기 주변의 것을 인식하는데 최소한의 노력을 들이려고 한다.  이를 ‘인지적 구두쇠(Cognitive Miser)’ 경향이라고 심리학에서는 말한다.  어떤 사람을 만날 때 첫만남에 상당한 가중치를 두는 것도 이 경향에서 비롯된 패턴이라고 볼 수 있다.

가뜩이나 시간이 부족한 임원들은 그런 구두쇠 중에서 가장 (전문적으로 훈련된)구두쇠이다. 다시 말해서 이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때는 정말 어떤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도 단숨에 이해가 될 정도로 핵심과 쉬운 문장으로 전달해야 한다. 

신입사원일때만 해도 한국사람 아니랄까봐 그저 열심히 일하고 조금 더 많은 자료를 훑어보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했는데 요즘 드는 생각은 적게 일하더라도, 그리고 그 내용이 다소 틀릴지라도 상대방이 별다른 노력없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일을 잘한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 실수는 꽤 개인적으로 부끄러웠다. 나름 프로페셔널리스트라고 불릴 수 있는 분야에서 하기싫음과 조급함이 가지고 온 부분이었다. 거기에 인지적 노력을 요하는 보고서는 그야말로 흐음.. 말을 하기 싫었다.

그래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서 다행이라는 마음에 기대서 하루를 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