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생각하는 기계 - ‘황의 분노’와 OIALO, 한 엔지니어의 눈으로 본 리더의 두 얼굴

[책] 생각하는 기계 - ‘황의 분노’와 OIALO, 한 엔지니어의 눈으로 본 리더의 두 얼굴
Photo by Thomas Foster / Unsplash

처음 “생각하는 기계“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젠슨황을 일컫는 말인 줄알았다. 보통은 유명할지라도 자서전을 읽는 것 자체를 그리 좋아하지는 않는 편이다. 그런데 누군가 이 책에 대해 평하길 “AI의 역사를 지근거리에서 볼 수 있다”라고 한 것을 보았다. 그래서 읽게 되었다. AI의 거대한 흐름을 기술의 관점으로는 지속해서 보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왜 이런 흐름이 누구에 의해 발현되고 유지되고 있는지는 본 적이 없기 때문이었다.

결과적으로는 굉장히 즐겁게 읽었다. 내용도 그리 어렵지 않았기 때문에 술술 읽혔다. 책의 내용은 크게 두가지의 관점에서 나에게 와닿았다.

첫번째는 개인의 관점에서 얻은 바가 많았다. 중간에 브라이언 카탄자로였던 것같다. 셋째 아이까지 있고, 넷째까지 태어나는 상황에서 그는 Nvidia의 기술적 도약을 소수의 입장에서 제안하고 이를 결과로까지 이끌었다. 나아가 그는 학생시절에 인문학으로 시작하여 컴퓨터공학까지 전공하고 박사까지 하였다. 이런 사람들이 서로 정신적 교감을 하면서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비즈니스의 발전을 이끈 것이다. 이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지적한계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다.

동시에 이럴 사람들과 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 나의 성향을 미루어 짐작해보면, 꽤 보수적인 것을 알지만, 똑똑한 사람들과 일하는 즐거움은 감사하게도 커리어에서 경험해본 적이 있기에 마음 속에서 느껴지는 열망이 느껴졌다. 부럽고, 또 해보고 싶었다. 동시에 나의 나태함에 대해서 경종을 울릴 필요를 느꼈다. 지금 글도 어떻게 보면 그 관점에서 지금 작성하는 것일지라,

두 번째는 리더로서의 관점이었다. 젠슨황은 끊임없이 직원을 몰아붙였고, 종종 “황의 분노”라는 이름으로 특정 구성원을 상대로 엄청난 분노를 표출하였다. 하지만 그를 해고하지는 않았으며 인간적으로 챙기기도 하였다. 그 역시도 주 80시간을 일하면서 말이다. 뭐랄까 그의 모습에서 “종교 지도자“의 느낌이 보일 때도 있었다.

길진 않지만 십여년의 회사생활을 하면서 회사의 성장속도에 맞춰서 CEO의 역할이 바뀔 수도 있다는 것을 배운바 있다. 젠슨황은 90년 초 창업한 이후 30년 넘게 회사를 지속해서 홀로 이끌고 있다. 55명의 보고를 받으면서 말이다. 그 사이 직원도 3만명이 넘는 규모로 회사는 발전하였다.

종교 지도자를 넘어 회사에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갖춰서 흔히 말하는 대기업으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창업자에서 기업가로 변신을 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모로 존경이 느껴졌다. 중간관리자로서 그의 분노를 보면서 부러울 때도 있지만, 그 분노 뒤에서 그가 갖고 있는 책임감에 대해서도 느껴졌음은 두 말할 필요도 없었고 말이다.

OIALO(Once In A Lifetime Opportunity)라는 이름 아래 주주를 넘어 회사에 대한 애정을 담아 전사의 우선순위를 옮기는 모습 역시 리더로서 배우고 싶은 모습이었다.

반대로, AI에 대해서 굉장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되, 정치적인 관점에서 중립을 취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이 제국을 만들기 위한 그의 고집스러울 정도의 마인드도 보면서 리더이면서 창업자이면서 기업가로서의 모습도 본질적으로는 이해되었다. 이쯤 되니 그의 자서전 전반에 걸쳐 나는 리더십을 배우고 있던 것같다.

이제 나는 그의 다음 세대 리더십에 대해서 꽤 궁금해지기 시작하였다. 정말 많이 기대된다. 기술기업이면서 비즈니스도 할 수 있는 이 모습을 보면서 다음 나의 행로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고민을 하게 되었다. AI와 함께 일하면서 생산력을 극대화시켜나가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흐름 속에 내 커리어에 대해 단순히 FCF(Free Cash Flow)만을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생각이 살짝 바뀌기 시작하였다.

내가 하고 싶은 것과 현금을 모두 고려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을 더 해봐야겠다. 책이 얇지 않아서 두 번 정도 다른 책을 읽기로 하고 미뤄둔 책이었는데 예상치 않은 소득을 준 책이었다.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이 책은 꽤 괜찮은 책임에 틀림없다.

Read more

[책]Reshuffle: Who wins when AI restacks the knowledge economy

[책]Reshuffle: Who wins when AI restacks the knowledge economy

원래는 Amazon에 가서 Personal Knowledge Managment에 관한 책을 사려고 했다. Sketch Your Mind라는 책이었는데, 그 때 이 책 “Reshuffle”을 발견하였다. AI가 어떻게 Knowledge Economy를 흔들 것가? 라는 부제를 훑어보면서 저자가 쓴 다른 책을 보게 되었는데 거기에 내가 좋아했던 책을쓴 저자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크게 고민하지 않고 구매를 하고

By Bongho, Lee
[책]올라운드투자, 누군가의 투자일기

[책]올라운드투자, 누군가의 투자일기

“올라운드 투자”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는,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생각이 났다. “올라운드”라는 표현을 오랜만에 들어본 까닭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고른 것은 저자가 그간 보여준 컨텐츠에 대한 신뢰가 있던 까닭이었다. 컨텐츠를 다양하게 보는 편이지만 깊이가 아주 있지는 않았다. 여기서 깊이라 함은 기존 전문적인 정량적 분석의 내용의 수준을 말하는 것이다.

By Bongho, Lee
내가 놓치고 있던 미래, 먼저 온 미래를 읽고

내가 놓치고 있던 미래, 먼저 온 미래를 읽고

장강명 작가의 책은, 유학시절 읽고 처음이었다. 유학시절 "한국이 싫어서"라는 책은 동기부여가 상당히 되는 책이었다. 한국을 떠나 새로운 정채성을 학생으로서 Build up 해나가고 있던 상황에서 이 책은 제목부터 꽤 솔깃하였다. 물론 결말이 기억날 정도로 인상깊은 책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장강명 작가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던

By Bongho, 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