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팀장으로 산다는 건 2
습관처럼 서점을 휴식삼아 돌아다니던 중 이 책(링크)을 발견하였다. 제목이 완결된 문장이 아니다보니, "팀장으로 산다는 것은~"의 뒤에 이어질 "답"과 같은 단어가 매우 궁금하였기 때문이다. 1편이 아닌 2편이었지만 앞서 언급한 궁금증이 구매 결정을 부추겼다.
팀장으로 일을 한지 3개월이 다 되어가고 있다. 절대적인 하나의 상징이고 브랜드일 수는 없지만 하나의 명확한 목적을 가지고 운영되는 조직의 중간관리자로 일해보는 경험은 기존과는 다른 경험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래서 시작하였고, 그게 3개월이 다 되어 간다.
대학교 때부터, 답답한 일처리, 수동적으로 누군가 먼저 나서길 바라는 마음이 귀찮은 탓에 적절한 수준에서 리더를 꿰차고 일해왔다. 그렇다 보니 리더가 갖는 외로움의 두려움도 느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견딜 수 있는 경험이 있기에 우선은 도전해보게 되었다.
하지만 뭐라고 해야할까? 답이 있지만 없는 여행을 떠나는 느낌이었다. 내가 잘한다고 모든 것이 잘되는 것도 아닌 느낌이었다. 매순간 내가 무대에 뛰어다니는 연기자가 아니라 감독, 또는 지휘자의 느낌이 이런 것이구나를 인지한 순간이었다.
이 책은 그런 측면에서 개인적으로 두 가지 측면에서 도움이 되었다. 두 가지라고 언급하는 이유는 이미 스타트업에 일한지 4년이 넘어가면서 이 책에서 암묵적으로 전제하고 있는 경직된 기업환경은 현재 내 환경과는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두가지 측면에서는 도움이 된 부분이 확실히 있었다. 첫 번째로, 상사와의 관계였다.
회사는 하나의 법인체로 목적을 향해 달리게 된다. 다시 말해서 기업은 목적에 위반되는 행위를 법인체의 일부가 하도록 용납하지 않는다.우리가 뛰고 있는데 오른 발이 딛고 달려야 하는 곳이 아닌 다른 지점에 떨어졌다고 가정해보자, 우리는 그 것을 문제로 판단한다. 법인체의 일부로서 우리는 동일한 목적을 갖고 뛰어야 한다.
하지만 동시에 꾸준히 돋보여야 하는 위치에 있다. 팀장이면 마치 "장"이기 때문에 유일한 사람인 것 같지만, 팀장마저도 여러 팀들을 꾸리는 장과 동일한 위치에 있는 "팀장" 직군의 구성원이다. 따라서 팀 운영의 평타를 넘어 돋보이지 않으면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때 누구에게 돋보여야 하는가? 하면 냉정하게 직속상사와 차상위 조직장일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종종 상사마저 움직이려고 하거나, 상사를 넘어서 독단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면서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부분에서의 문제를 이 책은 지적한다. 최근에 팀을 운영하면서 팀 내부로만 시야가 좁아지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러한 부분을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 번 수정할 수 있었다. 아니.. 놓치지 않을 수 있었다.
두 번째로는 팀원에 대한 커뮤니케이션이었다. 팀원과 경쟁한다기 보다는 팀원을 이끌고 앞으로 달리도록 요구해야 한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은 팀원의 타입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팀원의 의견을 지지하는 경우와 팀원의 의견에 챌린지를 줘야 하는 경우가 있고 이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 최근에 중간점검 시기를 지나갔는데 그렇다 보니 이 책에서 말하는 커뮤니케이션, 특히 피드백에 대해서는 도움을 좀 받을 수 있었던 것같다.
이 책을 모두 읽기까지 하루가 채걸리지 않았다. 당연한 이야기의 연속이었지만 그 내용을 팀장의 입장에서 구조화하고 쉽게 전달한, (팀장으로서) 실무 관점의 책은 그간 읽던 다소 현학적인 내용을 넘어서 차별화된 내용이었다. 그래서 쉽게 읽혔지만 좋았다.
언제쯤 이 자리가 편해질지는 모르겠지만, 편해진다기 보다는 조금 더 넓게, 조금은 넓어진 여유를 가지고 잘 견뎌낼 수 있지 않을까 싶지마, 확실히 팀장도 다른 관점에서는 스페셜리스트로서 요구를 받는 시대가 온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