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휴직 중 위로가 되었다,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책]휴직 중 위로가 되었다,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Photo by Jaredd Craig / Unsplash

육아 휴직 이후에, 반복적인 삶의 패턴 속에 잠시 몸을 맡기다보니 시간이 2개월이나 흘러버렸다. 처음에는 돌아갈 직장도 있기에 그리 걱정할 것이 없어보였다. 하지만 의외로 스스로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 되어가고 있다. 아이와 함께 있다면 두 손은 오롯이 아이에게 가있기에 머리 혼자 생각을 굴리는 때가 많기 때문이다. 펜이라도 쥐어보고 싶었지만, 아이가 뺏으려고 해서 이 역시 내려놓았다.

그렇게 생각이 많던 차에 이 책을 마주하게되었다. 저자를 보고 잠깐 깜짝 놀랐었다. 이 분은 얼마전 유퀴즈에서 나왔던 분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해고(Layoff)라니 놀라웠다. 그런데 이러한 저자의 경험은 나의 독서 욕구를 더 자극하였다.

작년에 100권을 훌쩍 넘는 책을 읽었다.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해주는 것은 이제 쉬운 일이 되었지만, 책을 보고 내가 변화한 점을 손에 꼽기는 어려웠다. 지금 생각해보니 지식적탐구만 하였던 것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면서 저자분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이 책을 꼭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책 내용 자체를 보면 뭔가 대단한 인사이트가 있지는 않았다. 제목 그대로 실리콘 밸리에서 알바생으로 일한 이야기를 일기처럼 적은 내용이 핵심 골자를 이룬다면, 이 내용을 둘러싸고 일하게 된 곳에서 배우게 된 인사이트가 서브 형태로 골자를 둘러싸고 이는 구조이다. 인사이트를 얻고 싶다는 니즈로 이 책을 보면 실망할 수도 있다. 메인 역시 일기라는 관점에서 본다고 하면 역시나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저자가 삶을 바라보고 헤쳐나가는 과정, 그리고 사소한 행복을 Flying Wheel로 굴려가면서 거대한 삶의 바퀴를 헤쳐나가는 과정으로 본다면 이 책의 진면목이 느껴진다. 그 중의 한 대목을 소개해보면 다음과 같다.

‘새로운 일을 많이 해보세요. 서툰 일을 자청해서 해보세요. 그건 나의 서투름을 마주하겠다는 용기이고, 잘될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는 약속입니다. 새로운 일 앞에서는 겸손한 마음이 생깁니다. 처음부터 일을 능숙하게 해내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후배가, 동료가 일이 서툴 때 이해하고 기다려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자꾸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사람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실패하던 성공하던 말입니다.’

사람은 컴포트 존(Comfort Zone)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그렇기에 위험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위험은 관리 가능한 영역이 있고, 그렇지 않은 영역으로 나눌 수 있기에 커버할 수 있는 영역을 측정해서 시도해봄으로서 나의 존의 크기를 늘릴 수도 있다. 그리고 이 경험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대한 경험을 넓혀주기 때문에 사람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과정”은 우리가 어떤 지점을 결과로 생각하냐에 따라 잠깐 1분의 시간으로 볼 수도 있지만, 삶의 마지막에 내가 뱉을 말을 기준으로 본다고 하면 수십년의 시간으로 볼 수도 있다. 이 과정에 대한 참을성을 키워줄 수 있는 주요한 경험을 저자는 나누고 있었다. 지금 마음이 불안하다고 해서 계속 불안해하기 보다는 크게 보고 계속 스텝을 밟을 것을 권하는 저자의 경험에 공감이 되었다.

아래 문구 역시 마음에 위로가 되었다. 적어도 나는 내 삶에 대해서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생각에서 삶을 몰아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누구보다 나를 사랑할 이는 신을 제외한다면 나여야 한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자각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다.

삶의 전환기를 맞아 휘청이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좀 더 자신에게 친절해지세요. 몰아붙이지 말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고, 에너지가 자연스럽게 새로운 호기심을 향해 나아가도록요.’   그런 마음으로 오늘도 나는 동네 마트에서 과일 피라미드를 쌓고, 커피숍에서 예쁜 하트가 올라간 라떼를 만들기 위해 연습하고, 어떤 손님이 나를 찾을까 기대하며 운전을 한다. 그렇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며 호기심을 채우고 삶의 전환기를 가꿔간다.

아래 문구는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었다. 빅터프랭클은 그의 저서에서 누구도 뺏을 수 없는 개인 본연의 것이 있다면 바로 삶을 바라보는 태도라고 말하였다. 삶에 대한 또 하나의 관점을 얻을 수 있었다. 나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후 친구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서 ‘레이오프layoffs’를 ‘플레이오프playoffs’로 잘못 타이핑하고 그 심오함에 감탄했는데, 1년을 돌아보니 정말 나는 인생의 플레이오프에 진출해 있었다. 결승리그에 올랐으니 물러날 순 없지, 이젠 챔피언을 향해 간다!

언젠가, 주니어가 나에게 시니어로부터 어떤 것을 배우면 좋겠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 때 나는 이렇게 답한 적이 있다.

그가 결과를 내기 직전까지 어떤 것을 고민하였고 어떻게 접근하였는지를 배우는게 중요하다. 그리고 그가 처한 상황을 인식해야 한다

내가 다른 순간 때 이 책을 읽었다면 아마 그냥 가볍게 웃고 읽어 넘겼을 것같다. 하지만 지금이기 때문에 이 책을 재미나게 읽었던 것같다. 이전에 썸원님의 아티클을 보다가 매일 사소함에서 행복함을 느끼지 못하면 평생 행복을 느끼기 어렵다라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는데 이 책이 나에게는 그러했다. 마음에 간만에 뿜뿜 열정이 올라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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