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언리더십, 이끌기보다는 함께 하는 것이 조직을 바꾼다.
리더가 된지 이제 1년이 되어간다. 여전히 조직에서는 리더로서의 의무를 팀의 방향성을 이끌고, 의사결정을 하는 최종 책임자로 인식하고 있지만, 나보다 더 뛰어난 구성원과함께 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이들의 의사결정을 이끌어내고 합의를 만듬으로써 팀을 이끄는 방식에 효과성을 느끼고 있다.
언리더십은 조직에서 말하는 리더십의 반대개념이다. 언리더십은 리더가 아닌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일을 시작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것을 따르는 것이다.
이 이야기가 나온 것은 역시, 이끄는 것을 포기하는게 조직에 좋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스타트업에서 일한지 5년이 되어 체계가 갖춰지는 것을 보면서 내가 느낀 부분이기도 하다.
마냥 이끄는 것이 조직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정보의 불균형성에서 오는 팀원의 의사결정 부재를 구조화하는 현실에서 과연 팀원의 능력을 최고조로 발휘할 수 있을까 하던 차에 이 책을 타 조직장으로부터 추천을 받았다.
이 책에서 언리더십은 조직의 각 구성원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도록 합니다. 이는 팀워크와 협업, 그리고 창의성을 증진시키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언리더십을 적극 활용하는 기업을 베타기업, 그렇지 않은 기업을 알파기업이라고 하면서 챕터에서 지속해서 비교를 한다. 이게 이 책의 기술방식이다.
리더십은 항상 조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선도하지 않고 따르는 것 또한 굉장히 중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조직 내 각 구성원들은 서로 다른 전문성과 관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차이를 존중하고 각자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협업하는 것이, 조직의 성공을 이루는 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이 책에서 지속해서 주장하는 부분은 구성원의 동기부여이다. 어떻게 보면 "규칙없음"이라는 넷플릭스의 책이 생각나는 부분이었다. 시장에 의해 기업이 움직이고 구성원의 합의에 전문성을 가진 구성원이 채용되고 아니면 퇴출된다.
모든 구성원이 전문가로서 필요에 의해 네트워크 형태로 조직화되고, 시장에 의해 움직이는 기업은 당장 떠오르는 것은 스타트업뿐이다. 그래서인지 저자는 "부서"의 분리보다는 "셀"을 주장한다. 그야말로 다이나믹한 기업의 결합체라고 해야 할까 싶었다.
개인적인 입장에서는 공감되는 포인트가 많았고, 반대로 알파기업의 수장들을 보면서 그간 다녔던 곳에서 상사들이 행하는 모습에 상당부분 이해가 되었다. 물론 상사들이 했던 방식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지만, 집단이라고 한들 지능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오히려 이 책에서 말하는 내용이 다소 이상적인게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었다.
그럼에도 내가 재미있게 본 포인트는, 구성원 개개인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것이었다. 요즘 들어 일에 대해서 무슨 자아실현이냐며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여전히 나는 일은 자아실현의 주요한 수단이라고 생각하는 사람 중 하나로서 책에서 상당 부분은 팀 레벨에서는 어느 정도 구현이 가능한 부분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일부는 실제 경영학에서도 연구된 부분이기도 해서 마냥 너무 이상적이지 않다라는 생각은 들은 터라, 이후에 스타트업을 다닐 기회가 있다면 적극 활용해봄직하였고 이 책을 읽고 나니 실행은 '수직적' 문화는 '수평적'이라는 문구의 이면이 상당 부분 이해되었다.
정리하면, 이게 과연 확장 가능한 이야기인지는 의문이 되지만, 팀장 레벨과 CEO 직속으로서 업무 레벨만 경험한 나에게는 장담하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역설적이게도 알파기업을 통해 전통기업의 상사를 이해할 수 있었다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업의 팀을 운영하기에는 꽤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기에, 이 책은 양면적으로 꽤 괜찮은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