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에서 라인간격 조절은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유사하다.
최근에 아시안 컵이 끝났다. 이번에는 아내와 조용히 함께 봤다. 그런데 보다보면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 중 하나가 라인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말이었다. 라인 조절을 하지 않을 경우 공간이 생기게 되고, 그 공간에 패스를 하면서 상대편이 공격할 수 있는 여지를 주게 된다. 실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있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듣는데, 문득 회사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도 이 라인간격이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Top Line에서 Bottom Line까지 커뮤니케이션 패스(Path)가 분명히 있을 텐데, 이 부분에 대해서 간격을 제대로 조정하지 않으면 대화에 왜곡이 생기거나 공간이 생겨서 회사의 목표(=골)을 제대로 달성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커뮤니케이션은 어떻게 하면 좋을까? 우선 후방에서 전방을 바라볼 수 있도록 시야를 최대한 넓혀줄 필요가 있다. 이전에 " 실리콘밸리에선 어떻게 일하나요"의 저자 크리스 채는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질문 한마디로서 아래와 같은 내용을 책에서 언급한 바 있다.
"만약 당신에게 요술봉이 있다면 어떤 결정을 내리겠습니까?" -p47
이 질문을 던지는 목적은 요술봉처럼 모든 것을 이뤄주기 위함이 아니다. 그보다는 '기회'를 마련해줌으로써 직원들이 완성된 시나리오를 떠올리고, 이를 리더와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함이다. -p48
수비수가 골을 넣을 수 있는 경우는 많지 않다. 하지만이 사람들이 시야가 넓다면 전방에서 원하는 상황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고, 이는 목표를 향한 경로에서 하나의 추가적인 옵션을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러한 질문은 중간 커뮤니케이션과 제약사항을 거쳐서 대화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줄 수 있다.
두 번째로, 최종 사용자(=골)와 만날 수 있도록 기회를 많이 창출해야 한다. 네덜란드의 명감독 리누스 미헬스는 토탈풋볼이라는 축구 전술을 창안하면서 수비와 공격의 개념을 무너뜨리고 융합한 것으로 유명하다. 즉 축구를 진정한 팀스포츠로 만든 것이다. 비즈니스도 그렇다. 도그푸딩(Dogfooding)이라는 말처럼 회사의 전 구성원이 자사의 서비스나 제품을 쓰고 아이디어를 낼 수 있도록 제공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 내용이 커뮤니케이션으로 자주 오고갈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할 것이다. 아이비엠(IBM)이 잼(JAM)이라는 형태로 집단으로 모여 아이디어를 창출한 사례가 있다.
마지막으로 포지션간에 적절한 스위칭을 통해서 서로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좌우 포워드, 그리고 미들, 윙백등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 현재 근무중인 기업은 IT서비스업으로 비즈니스와 프로덕트간 이견이 항상 발생하는 곳이다. 양쪽의 역할이 모두 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종종 비즈니스의 이익과 프로덕트의 기술부채간에 균형에 관한 다툼이 일어나기 쉽다. 이 때 이 두 이해관계자를 조율해내지 못한다면 IT서비스는 망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이렇게 축구와 커뮤니케이션을을 연결할 수 있는 이유 적고나니 명확해졌다. 팀스포츠라는 특징 때문에 그렇다. 팀스포츠이기 때문이다. 팀스포츠는 다른 이들간의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 공동의 목표를 위해 뛰어야하고 이 목표는 혼자 이룰 수 없기 때문이다.
축구가 그러하듯이, 회사의 커뮤니케이션도 아직 갈 길이 먼데 이렇게 매일매일 보는 정보에서 유사성을 찾고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커뮤니케이션을 만들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글을 정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