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R]AI가 브랜드를 대표하기 시작할 때 고민해야할 것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를 훑어보다 재미있는 글이 하나 올라왔다. 글의 원 제목은 “When AI becomes the new face of your brand“이다.

AI가 빠른 속도로 퍼지고 있다. 엑센추어(Accenture)에서 1000여개의 글로벌 기업을 대상으로 AI 활용여부를 조사해본 결과 39%의 회사들이 고객 대응에, 35%의 회사들이 영업과 마케팅에 AI를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달 HBR 기사에서 어떻게 AI를 업무에 활용하는지 다룬 적이 있다. 기업들은 AI를 활용해서 고객에 대한 초기 대응을 다루고 있었다. 그리고 그 대응 결과를 분석해서 고객들을 필터링 한 후 인력을 투입하는 형태로 업무를 최적화 하였다.

브랜드가 점차 고객과의 상호작용으로 형성되어지는 요즈음(이전 글), AI 기반 서비스가 점차 고객과의 접점을 넓혀가는 상황에서 어떤 것을 사전에 고려해야 할까?

AI가 브랜드 그 자체가 될지도 모른다.

AI가 고객과의 상호작용 지점을 넓혀가면 넓혀갈 수록 고객들은 그 경험을 기반으로 브랜드를 평가하기 시작할 것이다. 이는 실적으로 바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특히 AI 기반의 챗봇(Chatbot)의 경우 동시에 수천명을 상대할 수 있기 때문에 작은 실수라도 순식간에 빠르게 전세계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브랜드에 대한 인상이 하루 아침에 엎치락 뒤치락 해질 수도 있게 되는 것이다.

작년에 마이크로소프트(MS)가 선보였던 Chatbot 테이(TEI)가 좋은 경우이다. 일부 사용자들은 합심해서 TEI를 인종차별 주의적인 말을 일삼는 Chabtbot으로 만들어버렸다. 결국 MS는 오픈한지 16시간만에 Chatbot을 지워버려야 했다. 제한적으로 실험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기 때문에 여파가 크지는 않았다. 하지만 Chatbot이 보다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면 그 여파는 상상하기 어렵다.

기술을 넘어 인격체로 고려가 필요하다.

AI 기반 서비스가 활성화될 수록 AI 기반 서비스의 성격, 목소리, 이름 등에 대한 고민도 해야 할 것이다. MS의 코타나(Cortana)와 아마존의 알렉사(Alexa)는 둘다 여성의 음성을 쓴다. 시리(Siri)나 구글 홈(Home)은 성별을 고를 수 있다. 하지만 여성이라고 동일하지는 않다. 그들의 말투를 들어보면 다 다르다. Alexa는 항상 표준어를 쓰고 자신 있게 말하는 편이다. 한 편, Siri는 유머가 넘치고 장난끼가 있다. 각각 디자인 시점에서 기존 브랜드에 가장 적절한 형태라고 판단되어 디자인된 결과이다.

MS의 Cortana 개발팀에는 극작가, 시인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보다 브랜드에 적합한 AI의 성격을 개발하기 위해서이다. 이제 AI를 개발하는 기업들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다양한 분야의 인력을 고용해야 할지도 모른다.

결론

브랜드에 성격을 부여하고 하나의 캐릭터로 만드는 것은 꽤 오래된 마케팅 기술 중 하나이다. Tony The TigerMichelin Man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들은 고객과 대화할 수 없었고 일방향으로 고객에게 브랜드의 인상을 심어주는 용도로만 사용이 되었다. 이에 반해 AI는 조금 더 복잡한 녀석이다. 음성도 가지고 있고, 이름에 반응할 줄 알며 대화도 할 줄 안다. 그저 기술로 치부하고 가볍게 접근했다가는 낭패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