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보드와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최근에 취업준비를 하는 학생들을 코칭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소일 거리로 이 일을 시작하였으나, 생각 외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예를 든다면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던 습관이나 행동패턴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종종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늘 이야기하려는 것은 그러한 경험의 연속성으로 시각적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방법을 고민하다보면 문제 정의를 하던 초기 단계 대비 커뮤니케이션의 양이 복잡해지는 편입니다. 어드바이저로서 이들을 돕던 저는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방식에 익숙했고, 이 정도는 충분히 취업준비생들이 소화하고 있고, 질문이 없는 것을 보니 제 생각이 맞다고 확신하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까보고 이들이 이해한 것을 보니 저와 매우 달랐습니다.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는 질문도 오고가고 있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다독거리고 더 많이 말할 수 있도록 라포(Rapport)를 형성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았습니다. 계속 커뮤니케이션과 기대수준의 차이가 발생했고, 되돌이표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기존에 설명하던 것들을 포함해서 다음단계를 설명해야 했고 저도 헷갈리는 상황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지난 주에 이야기한 것을 다시 확인해가면서 커뮤니케이션 해야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꺼낸 것이 메모장이었습니다. 정확하게는 옵시디안(Obsidian)이라는 툴이었습니다. 때로는 드로잉(Drawing) 플러그인인 Excalidraw를 쓰기도 하면서 설명을 하였습니다. 차이는 도구를 썼다 뿐이었는데 앞서 언급했던 커뮤니케이션의 갭(Gap)에 대해서는 눈에 띄게 줄어들게 되었습니다. 경험의 차이에 대한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질문은 좀 더 늘어나고 오고가는 대화의 양도 늘어나게 되었습니다.
아무래도 메신저와 메시지가 동일한 상황을 피해, 메시지를 구체적으로 지칭해서 이야기나눌 수 있으니 그런 것도 있지 않을까 생각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 관점에서 메모장이나 화이트보드라는 단순한 툴만으로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데이터 직군들을 면접볼 때마다 항상 제가 하는 질문 중의 하나는, 도구가 많이 사라졌을 때 어떻게 할 것인가입니다. 문제를 상황에 맞게 정의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확인하는 질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 관점에서는 생각보다 단순한 방식을 제가 너무 경시하고, 말이 많음을 위계상의 권위로 보지 않았나 스스로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