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시점에 배움이 있던 책 “행복한 택배기사“

적절한 시점에 배움이 있던 책 “행복한 택배기사“
Photo by Claudio Schwarz / Unsplash

이 책은 아내로부터 소개를 받게 되었다. 업무차 저자를 만나게 된 아내는, 저자의 일생이 굉장히 흥미롭다고 하면서 이 책을 추천해준 것이다. ”행복한 택배기사“라는 제목부터 풍겨지는 이 책은 저자가 본인의 삶에 대해서 풀어놓은 하나의 에세이와 같은 책이었다.

저자는 주재원 시절을 기점으로 자신의 삶을 담담함게 풀어놓는다. 압축적이기에 정제된 듯하면서도, 다시 정되지 않은 느낌으로 이야기를 초반부에 풀어가던 저자는 택배기사를 하면서 자신의 삶이 지금까지 어떻게 변화되었는지를 풀어놓는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보면서 크게 배운바가 있었다.그 중의 한 부분은 다음이었다.

P139, 저는 택배 일에 잘 적응했지만 가족들은 어떨지 사실 아 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택배 기사가 되겠다고 했을 때 가족 들은 의아해하면서도 저를 말리지는 않았습니다. 아마 "잠깐 하다가 그만두겠지." 하고 생각했겠지요. 평생 화이트칼라였 던 제가 정반대의 블루칼라가 되겠다고 하니까요. 택배 기사 는 아무래도 사회적으로 지위가 낮은 직업이라는 인식이 있 다 보니 어쩌면 창피했을지도 모릅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지만 직접 택배 기사로 일하며 씁쓸 한 일을 종종 겪었습니다. 많은 사람이 택배 기사에게 어떤 편견이 있는지 알 수밖에 없더군요. 그러나 매일 아파트 계 단을 오르면서 몸과 마음이 저절로 단련되어 건강을 회복하 는 경험을 한 것은 물론, 고객들의 미소까지 봐온 저는 택배 기사의 가치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 마음이 원동력이 되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었지요. 새로운 직업도 찾아다니고 스스로 사업장을 개척하기더 하고 배우며 공부하는데도 힘을 쏟았습니다.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의 기준에 근거해서 삶을 구획화하는 경향이 있다. 남들과의 소통을 감안하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방식일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관점에서, 한번 정상에 올라간 삶을 내려오기 어렵다.  뭔가 떨어진다고 배워왔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러한 관점에서 사농공상같은 개념으로 점철되어진 화이트컬러와 블루컬러의 간격을 넘나든 경험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아버지의 육아휴직 관련 논문을 읽다보면, 재미난 부분이 있다. 한국의 아버지는 여전히 육아휴직으로 인해 갭이어(Gap Year)를 갖는 것에 대해서 사회적 뒤떨어짐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을 보인다. 나도 그렇다. 불안함이 항상 마음 속에 있다. 그 관점에서 의도치 않게 저자의 경험은 나에게 위안이 되었다.

아이가 생기고 나서 나의 메신저에는 일수정보(매일 일당을 받는 직업)가 항상 떠 있다. 어떠한 상황에도 가정을 무너뜨리지 않겠다는 배수진인 것이다. 매일 올라오는 정보를 보며 일은 멈출 수 없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저자는 여기에 이 일 또한 귀하고 다양한 경험임을 알려주었다. 나아가 그 경험을 이전의 경험에 기반 확장함으로써, 나의 생각의 지경을 넓힐 수 있음을 입증하였다.

암호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이 중간중간 등장하여서 갸우뚱하기는 하였지만 이 또한 삶의 지경을 넓혀가는 과정의 산물에서 나온 내용을 저자가 전달하고 싶었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나니 재미있게 읽었다. 비슷한 관점으로 나도 투자에 진심을 기울였으니 말이다.

스토리가 많아 보였던 저자를 보며 스토리텔러를 꿈꾸는 나는 내 스토리의 프리퀄과 씨퀄을 좀 더 고민해볼 수 있는 여지가 되었다. 삶의 매순간에 좋은 책도 있지만, 정말 필요한 순간에 좋은 책이 독자에게는 소화하기에도 적용하기에도 좋다. 그 관점에서는 생각보다 흥미로운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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