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없이 공포를 유발하는 커뮤니케이션은 좋지 못한 방식이다.
작년 이야기이다. 아이가 세상에 태어난 이후, 처음 겪는 일을 홀로 헤쳐나가야 했다. 출생신고를 하고 어린이집을 등록하는 등 많은 일을 감당해야 했다. 어린이집도 그 중의 하나였다. 자연스럽게 사내 어린이집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입소확정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회사에서 집이 너무 먼탓에 이사를 하거나, 또는 집 근처의 어린이집을 수소문해야 했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대기번호가 엄청 길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이사에 무게추가 기울기 시작하였고, 이시라는 굉장히 큰 아젠다를 논의하게 되었다.
때마침 일이 몰리게 되고, 바쁜 상황 속에서도 이사까지 도맡아서 알아보려니 이게 쉬운 일이 아니었다. 신경이 자연스럽게 곤두선채로 계속 하루를 보내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고, 커뮤니케이션 하나하나에도 날을 세우는 경우들이 있었다. 사실 아내도 처음에는 이해를 하려고 노력하였지만, 점차 덩달아 날카로워지기 시작하였다.
아이러니컬하게 이러한 긴장감은 한달만에 씻은듯이 사라져버렸다. 집에서 두번째로 가까운 어린이집에 당첨이 되었던 것이다. 확정이 된 이후 마음 편하게 긴장넘치던 지난 한달을 놓고 아내와 이야기하는데, 나에게 말하길 무엇을 이야기 나눠도 날이 서있으니 대화 자체가 어려웠다라고 털어놓았다.
그 이야기를 듣는데, 최근의 다시 업무가 휘몰아치면서 날카로워져있는 나에게 대해서 다시 한 번 인지하게 되었다. 물론 팀에서 모든 의사결정을 내리는 주체로서 최종적으로 책임을 지는 사람은 나이기에 예민해진 나의 모습은 이해가 되었다. 벤 호로위츠도 그의 저서 "하드씽"에서 언급하길 궁극적으로 마지막 결정을 내릴 때는 완전히 혼자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듯이 정말 모든 책임의 끝에는 내가 팀리더로서 서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언급한 것처럼 이 일의 무게를 나 혼자 짋어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는 그렇더라도 과정에서는 함께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벤 호로위츠 역시 "할 수 있는 한 모든 부담을 나눠라"라고 언급하였다.
모든 것을 홀로 짊어지지 마라. 당신에게 싦아스러운 일이라면 직원들에게는 더욱더 큰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오히려 그 반대다. 가장 큰 책임을 진 사람보다 더 손실을 힘겹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없다. 어느 누구도 당신만큼 아프게 느끼질 않는다. 모든 부담을 나눌 수는 없지만, 할 수 있는 한 모든 부담을 나눠라
팀에 시니어도 있는 상황이라면 파트너로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부담을 덜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수 있는데, 내가 너무 무모하지 않았나라는 후회가 물밀듯이 몰려왔다. 그리고 그렇게 했기에 커뮤니케이션은 단편적으로 구성되어 공포와 함께 망령처럼 팀이나 가족 사이에서 떠돌지 않나라는 생각도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렇다. 모든 이야기는 항상 전후 스토리가 있는 법이다. 그런데 그렇게 전후 스토리의 전달 없이, 감정을 싣는 방식의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내용을 생략한다. 특히 가족치료 이론이면서 코칭에서도 유용하게 쓰이는 사티어 모델을 생각해감정, 기대치, 해석, 방어기제 등 모든 것을 생략하고 대화하는 방식이 되어버린다. 그야말로 최악인 것이다.
의사소통은 다음과 같은 단계를 거치게 된다.
- 1단계 감각기관을 통한 입력
- 2단계 해석
- 3단계 감정
- 4단계 감정에 대한 감정 → 가장 중요한 부분
- 5단계 방어
- 6단계 의사소통 규칙
- 7단계 결과
출처 - 사티어 모델로 나 자신 이해하기
위의 모든 단계는 거치기 어렵더라도 적어도 맥락과 기대치와 현재 기대치와의 차이 등을 전달하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느꼈던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