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 메모하는가?
한가지 방식으로만 메모를 작성하지 않는다.
"어떻게 메모하는?"라는 여전히 어려운 질문이다. 어떤 메모가 최선일지에 대해서는 스스로에게 여전히 지금도 매일 던지는 질문이기 때문이다. 현재 시점에서는 김정운 교수님이 그의 저서 "에디 톨로지"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창조는 편집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메모를 기반하여 글을 새롭게 써내는 데 목표를 가지고 메모를 꾸준히 하고 있지만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와 별개로 전체 메모는 방향성을 지녀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Top-Down 형태로 메모를 관리하고 있지만, 메모 자체의 작성방식은 작년 즈음에 접하게된 Bottom Up 기반의 제텔카스텐 방식을 적용해 보려고 노력하고 있으며 추가로 최근에 읽은 티아고 포르테의 PARA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개인의 고유한 방식을 만들어 내려고 노력하고 있다.
Top-Down 방식의 메모
삶의 주요한 가치를 선정하고 이 가치에 대해서 연 단위로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기록하고 있다. 예를 들어 건강이라는 가치가 있다고 하면 이 "건강"이라는 가치가 연말 기준으로 잘 달성된 상황에 대해서 그리고 이를 목표로 설정한다. 예를 들어 체중 72kg 달성, 검도 승단 등의 목표가 그러할 수 있다. 이 때 OKR(Object and Key Result)이라는 프레임워크를 사용한다. OKR은 구글 등 실리콘 밸리 회사가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고 낮은 우선순위의 업무를 제외하기 위해서 만든 프레임워크이다. OKR을 통해서 삶의 중요한 가치들이 제대로 잘 지켜지고 이에 기반해서 삶이 흘러가고 있는 방향성을 관리한다.
OKR을 통해서 연/분기 단위로 목표를 관리하고 이러한 목표에 관련된 액션들이 잘 굴러가고 있는지 주간 노트를 통해서 관리한다. 나는 주로 주간 노트를 통해서 지난주 했던 일을 회고하고 분기 OKR 관련 목표에 대한 진척도를 파악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나의 주요한 가치 관련해서 새로운 주차에 해야 하는 일들을 체크한다. 이러한 일들은 이후에 Omnifocus라고 하는 GTD 기반의 업무 관리 툴로 옮겨져서 해야 할 일들로 관리가 된다.
주간 노트의 하위노트로는 일간 노트가 있다. 일간 노트에는 주간 노트에 기재된 가치 관련 주요 해야 할 일들에 대한 메모를 작성하는데 쓰인다. 다만 이 일간 노트는 매일 매일 메모를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에 주요한 메모들은 별도로 분리되어 저장되고 이후 이야기할 Bottom Up 방식으로 작성되는 메모와 결합하여 새로운 메모들을 만들어 낸다. 즉 일간노트는 머리속 생각을 노트로 받아내기 위한 임시 공간이라고 볼 수 있다.
Bottom-Up 방식의 메모
앞서 언급한 Top-Down이 메모의 일관성을 지키기 위한 GPS와 같은 역할은 한다면 Bottom Up 방식의 메모는 메모들이 개인 지식관리(Personal Knowledge Management, PKM) 기반으로 운영될 수 있는 하나의 시스템을 형성한다. 이 시스템은 롬 리서치(Roam Research)를 거쳐 옵시디앙(Obsidian)을 활용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최근의 메모는 제텔카스텐을 기반으로 작성하려고 한다. 우선은 인 박스(Inbox)를 별도로 생성하고 모든 메모는 인 박스부터 시작한다. 인 박스를 만듦으로써 메모를 작성하는 데 어려움이 없도록 한다. 생각보다 많은 아이디어와 메모들은 형식을 따지는 사이 날아가 버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인 박스를 만들고 형식에 구애받지 않게 함으로써 메모를 빠르게 작성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하였다.
이후 임시노트(Fleeting Note), 문헌 노트(Literature Note), 영구노트(Permanent)로 분리하여 관리하고 있다. 이 구분은 연결성에 초점을 맞춰 관리되고 있다. 즉 아이디어가 처음 생각나면 인 박스에 보통 들어가는 편이나 다른 노트와 점차 연결될수록 임시노트를 거쳐 영구노트로 넘어가게 된다. 임시노트가 주로 개인적인 생각에 기반해서 작성되는 데 반해서 문헌 노트는 주로 외부의 글을 보고 요약할 때 사용하는 폴더이다. 외부의 글은 가급적 데본씽크 (Devonthink) 등을 통해서 수집하고 문헌 노트에는 요약 및 개인적인 생각 등을 기재함으로써 글 수집의 수고로움을 없앴다. 영구노트는 임시노트와 문헌 노트를 결합하여 새로운 주제의 글을 쓰고자 할 때 사용된다.
개인적으로 아직은 생각의 연결은 서투른 편인지라, MoC(Map of Contents)를 별도로 만들어 개인, 가족, 전문가 등으로 대분류를 만들고 그 아래 3~4단계 정도의 깊이로 세부 분류를 만든 후 이에 기반해서 글을 연결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여기에 태그(Tag)를 달아서 글간 연결성을 보다 더 강화함으로써 창의력을 샘솟게 유도하려고 노력하는 중이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은 최종적으로 개인 블로그에 출판으로 이어지고 있다. 글을 쓰는 것은 항상 어렵다.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첫 문장이 어렵기 떄문에 이렇게 메모를 통해서 지속해서 아이디어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삶을 관리하는 노트
위의 방식으로 관리할 수 없는 노트들이 있다. 삶에서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정리하기 위한 노트들이다. 예를 들어 회사에서 구성원에 대해 메모하거나, 프로젝트 회의록 등이 그러한 케이스이다. 이러한 노트는 되도록 위 노트들과는 최대한 섞이지 않는 방향으로 별도로 분리해서 관리하고 있다,
해당 노트 내에서 종종 위에서 언급한 방식으로 관리된 노트들이 하나의 참조로 연결되는 경우들이 있지만 그 반대의 케이스는 없으며, 위에서 언급한 MOC의 형태에 결합이 되어 콘텐츠 관점에서 통합되어 관리되고 있다.
이를 통해서 A라는 회사 내 프로젝트가 있다고 할 때 해당 프로젝트의 회의록이나 함께 한 구성원들을 연결하여 통합적으로 경험을 관리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처음에는 이러한 경험을 노트에 어떻게 결합하면 좋을지 구체적인 참조가 있지 않았던지라, 지속해서 노트 관리법에 관한 책들을 읽어가면서 나에게 맞는 형태로 구조를 고도화하고 개선해 내고 있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메모의 방식
위와 같이 시스템을 갖추는 데 좀 시간이 걸렸지만, 지속해서 지식을 관리할 수 있는 최선의 메모 시스템을 갖추기 위해서 공부중이다. 결국 메모를 한 지식을 검색하고 나아가서 새로운 글을 작성하지 않는다면 메모는 단순 배설에 불과할 뿐이고,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지식과 생각, 그리고 영감은 계속해서 활용되고 확장될 때 의미가 있다.
그래서 최근에 읽은 "세컨드 두뇌"과 "PARA Method"를 바탕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새로운 글을 써보는 것을 시도해 보려고 한다. 새로운 글을 쉽게 쓸 수 있는 환경을 만듦으로써 스스로 보다 새로운 글을 쓸 수 있도록 자극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동시에 "다산 선생의 지식 경영법"과 같은 책을 보면서 과거 위인들의 사례들을 바탕으로 개인적인 메모 작성법을 더욱더 보강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프랭클린 플래너도 벤저민 프랭클린이 기록한 방식을 통해서 꾸준히 개발되었다고 하니, 이런 식으로 개인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메모 방식을 찾아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어디까지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메모를 통해서 무엇을 얻고 싶은가?"에 대한 질문에 답할 수 있을 때까지 이어질 것이다. 현재로서는 "아이디어의 탄생"이 가장 주요한 목적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하고 있을 뿐 방식은 계속해서 진화하고 나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