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put 중심의 Readless 독서법

Output 중심의 Readless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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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력 관련 유명한 실험으로 고릴라실험이 있다. 심리학자 다니엘 사이먼스(Daniel Simons)와 크리스토퍼 차브리스(Christopher Chabris)가 설계한 실험으로 피실험자는 사람들이 농구를 하는 장면을 관찰하면서 패스 횟수를 세야 하는 미션을 부여 받는다. 이 때 중간에 고릴라 복장을 한 사람이 지나간다. 실험이 종료된 이후, 피실험자에게 고릴라를 보았는지 물어본다. 이 때 절반의 사람들은 고릴라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선택적 집중에 의한 현상으로, 사람은 자신이 관심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것을 실험으로 입증한 케이스로 고릴라 실험은 세간에 화제가 되었던 적이 있다. 사람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편향을 잘 보여준 실험이기 때문이다.

오늘 내가 경험한 Readless 독서법은 이러한 사람의 성격을 오히려 잘 활용한 방법이었다. 리더가 이 독서법을 소개한다고 할 때, 필참이 아니었기에 미팅을 참석할지 고민도 했었다. 하지만 리더가 “다 읽지 않아도 다 읽은 것처럼 말할 수 있는 독서법”이라고 이 독서법을 소개한 것이 꽤 흥미로웠기에 참석했고 결과적으로 좋았다.

Readless 독서법은 의도를 갖고 책을 읽는 방법으로, 책을 읽기 전에 책을 읽기 위한 의도를 설계하고, 그 의도를 바탕으로 책을 읽어나가는 방식이다. 단순히 책을 무작정 읽음으로써 Input의 양을 늘려서 Output을 뽑아내는 기존의 독서법과 달리 Output에 좀더 초점을 맞춘 방식인 것이다.

물론 이렇게 읽었을 때, 책을 다 읽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책을 왜 읽는가를 고민해본다면, 이 방법은 분명 효과가 있다. 가뜩이나 하루에도 수십권씩 나오는 책과 한계가 있는 시간간의 밸런스를 감안한다면, 정보의 소화력은 중요하고 이러한 소화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의도적인 수련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 독서법을 보면서 떠오른 책이 있다면 사이몬 시넥의 “Start with Why”였다. ”목적의 부재“를 경계하는 부분이 상당히 유사하게 느껴진 까닭이다. 물론 이러한 방법은 목적을 세우는 사람의 수준과도 맞물리기 때문에 장단점이 명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언가를 얻는다라는 Output관점에서는 좋은 방법이기 때문에 내 입장에는 좋았다.

특히 요즘처럼 아주 깊지 않은, 실용적인 형태의 비슷한 내용을 담는 책이 많은 상황에서는 적절히 필터링하기에도 Readless 방법론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동일한 작가의 책을 연달아 읽으면서 또 그 책이 고전이어도 책의 내용을 곱씹고 목적성 읽기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좋은 스킬을 장착하게 되었다.

덧붙여 영어 원서를 볼 때도 Why를 고민하고 책을 선정한 이후 조금 더 책을 빠르게 보기 위해서도 Readless 독서론은 좋은 방법인듯하여 적극 활용해보려고 한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자연스럽게 좋은 질문을 만드는 법에도 고민이 되기 시작한다. 이렇게 오늘도 꼬리에 꼬리에 생각을 물면서 성장할 수 있어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