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의 힘: 토르: 라그나로크
퇴근길이었다. 책을 읽기는 그렇고, 유튜브를 켰는데, 유튜브 알고리즘에 이끌려서 나온 영상을 생각없이 보게 되었다. 바로 토르 라그나로크에서 토르가 죽음의 신인 누나에게 연달아 패하고 죽기 직전, 자신이 어떤 신인지 알고 나는 장면이다. 이 장면을 전환점으로 영화 내용 전개가 바뀌게 된다.
<토르 각성 전투 장면 | 토르: 라그나로크 (Thor: Ragnarok, 2017)>
너무나도 유명한 Led zeppelin의 Immigrant song에 이 장면이 오버랩되는 이 영상을 보는데, 괜시리 마음이 오랜만에 흥분되는 느낌이었다. 최근 들어 체력이 급강하하고 이로 인해서 다소 지친 퇴근 길이었다.
그런데 음악의 비트와 함께 심장이 빠르게 뛰면서 다시 활력이 몸의 곳곳에 스며드는 것을 느꼈다. 잠깐이었지만, 10대 말 20대 초때 블라인드 가디언이라든가, 할로윈 등 멜로딕스피드메탈에 꽂혔던 기억이 났다. 드럼의 빠른 비트 속에, 싱크가 간만에 맞춰지는 느낌이라고 해야할까?
"상자밖에 있는 사람"이라는 책을 보면 "자기배반"이라는 말이 나온다. "자기배반"이란 다른 사람을 위해 내가 해줘야 한다고 느끼는 것에 반하는 행위를 말한다. 쉽게 생각하면 본능적으로 느낀 감정을 무시하기 위해서 하는 자기합리화를 의미한다. 누군가를 도와줘야 하는데, 그러기 싫어서 또다른 이유를 만드는 것이다. 여기서는 가까이 있는 내 자신을 위로하지 않고 "어쩔 수 없잖아 해야만 살아내"라고 하는게 자기배반처럼 느껴졌다.
이런 상황을 마음 속 깊숙히 묻어두고 살고 있었는데, 음악은 이런 마음을 한번에 꺼내 올리니, 삼국지5에 이어서 음악의 힘을 다시 한 번 느낀 하루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