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를 잘 정리하고 내일을 바라봐야 하는 이유
과거의 나도 중요하지만, 과거의 모든 삶을 오롯이 현재와 연결시킬 필요는 없다. 두가지 이유가 있다.
첫번째로는 크게 생각하기 위해서는 과거의 이야기에 너무 묶여서는 안된다. 사실 자기암시 자체가 어떻게 보면 일반화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이 언급한 바와 같이 사람의 사고는 결국 본인이 만든 세계 안에 언어로 표현되어 제약되는 것을 감안하다면, 과거의 이야기는 때로는 짐이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를 의미한다.(Die Grenzen meiner Sprache bedeuten die Grenzen meiner Welt. (Tractatus Logico-Philosophicus (1922)))
물론 과거의 삶이 줄 수 있는 탄탄한 기반도 있다. 따라서 모든 과거를 단절시킬 필요는 없다. 하지만 과거에 지나치게 얷매여 현재를 망치지는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서는 과거를 제정신으로 정면으로 바라보고 회고를 통해 매듭짓는 절차가 필요하다.
어떤 사람은 이러한 절차 없이도 바로 과거와 현재를 단절시킨 후 크게 생각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하지만,나는 그렇지 않았다. 며칠이고 꿈속에서까지 생각이 났다. 특히 사람과 관련된 것들은 더욱 그러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계속 고민해본 끝에, 내가 숨기고 있던 나의 문제도 정리해볼 수 있었던 것같다.
두번째로는 다양한 생각을 기반으로 보다 많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오려면 역시 과거의 일에 엮여서는 안된다. 최근에 "아이디어 물량공세 (스탠퍼드대 디스쿨의 조직 창의성 증폭의 과학) - 페리 클레이반"라는 책을 읽고 있다. 이 책에서 보면, 아이디어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선 머리 속에서 흘러나오게 하려면 판단하지 않아야 한다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우리 모두 다양한 아이디어를 쉴새없이 생각하면서 살아간다. 캐나다 퀸스대 심리학자들은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에 평균 6,000번 이상의 생각을 한다고 연구결과를 밝힌 바 있다. 그 중의 1%만 쓸모있는, 아주 우리에게 엄청난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생각이라고 가정해봐도 60개나 된다. 그런데 하루를 돌이켜볼 때 우리는 몇개의 생각을 되짚어본 적도 거의 없을 뿐더러, 사실 그냥 허공으로 그 생각들을 날려보내기 부지기수이다.
이유는 많을 것이다. 적어놓을 시간이 없어서, 이동 중이어서 등등이다. 설사 적을 수 있는 환경이 되더라도 우리는 기존에 가지고 있던 기준을 바탕으로 그 생각에 대해서 가위질을 하기 시작한다. 이 가위질하는 데 쓰이는 것이 바로 과거의 경험이다. 따라서 과거의 경험을 분리해서 모든 생각을 우선 관찰하려고 하는 노력은 매우 중요할 수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니, 2024년 연간을 돌아보게 되고 내년을 바라보게 되니, 사뭇 부끄러운 부분이 한 둘이 아니다. 그 과정에서 마음이 복잡했는데, 이런 식으로 정리를 해보았고 그 과정을 조금이나마 글로 남겨보았다. 부디 더 성장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이런 과정이 힘들더라도 도움이 되었길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