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장시) 상황을 봐가며 상대방을 자극하지 않는 질문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메모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삶속에서 업무에 관련된 메모를 규칙적으로 작성하려고 노력한다. 이 노력의 일환으로 기존에 알더라도 완전히 아는게 아니면 적극적으로 한 번 더 살펴보곤 한다. 이번주는 베이즈 통계였다.

베이즈 정리를 이전의 경험과 현재의 증거를 토대로 어떤 사건의 확률을 추론하는 방식으로 주관적인 믿음에서 시작하되, 데이터(경험)를 확보함으로써 그 믿음을 계속 수정해나간다. 이 때 처음의 믿음의 분포와 데이터(경험) 획득 이후의 믿음의 분포가 동일한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분포를 켤레분포라고 한다.

최근 들어 이제 아이도 있고, 하니 부동산에 대해서 더 열심히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여 자주 임장을 가보려고 한다. 그리고 얼마전에는 동대문구 이문동 아이파크 자이개발 환경을 다녀왔다. 가보니 그야말로 외대앞역의 상당 부분을 커버하는 4,300세대의 거대단지였고 또 옆에 레미안 라그렌데가 건설중이었다. 이정도 규모가 동시에 개발된다고 감안하면 부동산에 재개발 수요 말고 다른 투자가 있을까 자연스럽게 궁금해졌다.

그래서 근처 부동산에 가서 "재개발 말고 여기는 아파트 매매수요가 있나요?"라고 툭 질문을 던져봤는데 그게 화근이었다. "어떤 게 궁금하세요"라는 질문을 퉁명스럽게 던지던 공인중개사개 사장님은 그 질문을 시작으로 상당히 까칠스럽게 답변하셨다. 내가 초반부터 너무 좋아하지 않는 질문을 한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쳤다.

고객과는 눈도 마주치지 않은 채, 모니터만을 보고 대화하는 공인중개사를 뒤로 하고 지하철에서 어떤 부분이 문제였을까 복기해보았다. 그리고 그 때, 나는 켤레 사전분포가 느닷없이 생각이 났다. 나는 어찌 보면 상대방의 태도를 바꿀만한 질문을 던진 것이 아닐까? 그래서 공인중개사가 "저 고객은 어떠한 믿음을 가지고 왔을까"에 대한 생각에 대해서 "저 사람은 지금 투자 생각이 없는 사람"이구나라는 믿음을 갖게 해줄만한 질문을 잘못 던졌을 수도 있겠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우리는 길에 쓰러진 사람 옆에 맥주병이 있는 것을 보고, "저 사람은 술을 마시고 쓰러진 것이구나"라고 지레 짐작한다. 즉, 관찰된 사실을 바탕으로 지속해서 믿음을 수정해나가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이를 베이즈 통계에 기반한 추론방식이라고 말하는 것 뿐이다.

여기까지 생각을 해보니 내가 한 경험에 대해서 불쾌함보다는, 생각보다 좋은 경험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는 실행력이 떨어지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종종 이렇게 나를 제약조건이 있는 실전상황에 밀어넣고 굴려볼 때가 있는데 나름 소득이 있었던 것같다.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의 저자이면서 심리학자인 헨리 뢰디거는 "시험은 능동적 인출로 망각을 막아주고 학습효과를 높인다"라고 이야기 했고, "테크니컬 리더십"의 저자 제럴드 M 와인버그는 "리더십이란 개개인의 문제해결을 위한 환경을 만들어내는 과정이다."이라고 하였다. 오늘 경험의 시작은 불쾌했지만 그래도 적절한 경험과 이후에 내가 해봐야할 액션 아이템(Action Item)은 만든 것같아서 끝은 꽤나 보람찼던 것같다.

오늘의 결론은 다음과 같다.

상대방의 상황을 고려함으로써 최대한의 이익을 취할 수 있는 질문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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