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을 바꿀 뿐이다 업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2022-23 뮤지컬 영웅] 시츠프로브 중계 풀버전 다시보기 영상을 보면서 생각이 들었다. 김문정 음악감독은 원래 피아노 전공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특정 시점을 시작으로 자신의 업을 피아노에서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바꾼다.
그가 피아노 전공이 아니라 화학전공이었다면, 뮤지컬 음악감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두 직업이 가지고 있는 "음악"에 대한 지식과 열정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 부분에 나는 주목하고자 한다. 우리는 대학교 시절부터 시작해서 마치 하나의 직업에서 벗어나는 것은 인생의 은퇴인 것마냥, 생각해왔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우리가 직업을 하나로 생각하는 프레임에서 생긴 한계가 아닐까 생각하였다.
직업은 "생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자신의 적성과 능력에 따라 일정한 기간 동안 계속하여 종사하는 일"이다. 직업은 직분과 일을 말하는 업의 합성어이다. 그리고 직분은 직무상에 마땅히 해야할 본분을 말한다. 일은 목표를 가진 직위와 맞물려서 당연히 해야할 범위로 정리가 된다. 다시 말해서 업이 직에 의해서 범위가 정리되는 형태이다. 여기서 직을 제거하면 업은 자유로움을 갖게 된다. 대신 그 업을 정의하고 뜻을 사람들에게 관철시켜야 하는 번거로움이 생기게 된다. 상기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면 김문정 감독은 피아노 관련 직에서 뮤지컬음악감독이라는 직으로 업에 대한 책임져야할 범위를 조정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2023년 경제침체가 예상된다는 글을 곳곳에서 관찰하고 있다. 데이터엔지니어에서, CEO Staff로, 그리고 다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의 리더로서 직을 바꾸면서 다음의 커리어는 어디로 향해야 하는가 고민이 많았다. 화려한 학력과 연구이력을 가진 것도 아니니 이러한 불안함은 항상 있을 수 밖에 없다. 더군다나 실무보다는 구성원의 육성과 데이터 프로덕트를 관리하는 관리자의 입장이 되어보니 줄을 타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거기에 덧붙여 연말과 연초를 생각치 못한 일들로 체녀가던 차에 글 서두에 언급한 영상을 보게 되어 다시 한 번 마음을 잡을 수 있던 것 같다.
2023년, 곧 다가온다. 직을 바꿀 뿐이다. 업을 바꾸자는 것이 아니다. 내년에는 보다 힘차고 적극적으로 고민을 가져가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