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서 바라보는 시간의 단위를 바꾸면 초연해질 수 있습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는데 비가 정말 많이 오고 있습니다. 비가 이렇게 많이 오고, 해는 보이지 않으니 정말 어제 걸어간 길이 오늘 걸어가는 길이 맞는지 상상이 되지 않습니다. 여기에 덧붙여 잠까지 설치고 나니, 하루 아침은 그야말로 우중충충하기 그지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날씨에 그다지 놀람은 없었습니다. 곧 멈출 것이니까요. 이렇게 생각하고 나니, 문득 다운된 제 기분도 그러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곧 나아질 것이라는 것이죠. 그런데 왜 이렇게 기분이 다운된 순간은 견디기 힘들까요?
그 이유를 역에 도착할 때까지 고민해보니, 바로 우리가 인식하는 시간의 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기분이 다운되고 이 것을 인지하는 순간, 매초마다 이 기분에 대해서 받아들이는 것 대신, 좋은 기분, 긍정적인 태도를 의식적으로 견지하고 기분의 전환을 이루려고 합니다. 하지만 비가 오고 그침에 대해서는 그렇게 시간의 프레임을 들이대지 않습니다. 비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니 디테일은 더욱 더 신경쓰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끝내겠지 하는 마음으로 들여다 보는 것이죠. 이렇게 적고 보니, 나에게 대해서 더 신경쓰기 때문에 비보다는 더욱더 힘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정리가 되었습니다.
나아가, 비의 관점을 받아들여 시간의 프레임을 조금 더 길게 보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해보기 시작하였습니다. 초, 분단위가 아니라 앞으로 펼쳐질 더 긴 시간단위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그 시간의 단위는 때로는 이벤트일것이고 때론 년, 5년 단위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이 시간의 단위는 내가 상상할 수 있는, 또는 견딜 수 있는 단위로 해야지 현실적일 것입니다. 이는 개개인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10분 남짓 짧은 생각의 흐름이었지만, 이러한 사고의 전환은 마음을 굉장히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는 매초를 고민하기 보다는, 오늘을 고민하는 것으로 생각을 전환하였고 급강하 하던 마음의 로프를 꽉 붙잡고 다시금 하늘을 보고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