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기별로 회사에 필요한 리더의 스타일은 다를 수 있다.
벌써 회사생활을 한지 두자릿수를 완연히 넘어서게 되었다. 처음 사회생활을 한 이후 어떻게 살아왔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데, 정말 빠르게 시간이 지났다. 그 사이 가족의 수도 늘어났다.
최근에 첫 회사에서 만났던 인턴이 결혼을 한다기에 만나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그(그녀)는 회사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이 다녔던 회사의 리더와는 모든 면에서 분위기가 다르다며 어느 쪽이 맞는지 약간 혼란스럽다라는 말을 하였다. 집으로 돌아오며, 그 이야기를 곱씹어보았다. 어떤 것이 옳은 것인지, 앞으로 나는 이 부분을 회사 생활에서 고려해야 하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니, 내가 지금 있는 회사도, 그리고 처음 다녔던 회사도 리더십이 꽤 지속해서 바뀌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창기 스타트업을 잠깐 다닌 적이 있었는데, 이 때 리더는 굉장히 종교적인 교주의 색이 느껴졌다. 아직 비즈니스모델에 기반한 수익이 선순환되지 않는 상황이었는데, 그래서인지 굉장히 컬트적인 부분을 개발이든 디자인이든 특이하게 계속 즐기면서 팀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있었다. 뭐랄까 군시절의 느낌이었다. 군시절에는 사흘에 한 번 밤을 샜지만, 그래도 사람은 좋았고 그 시절 즐거웠어의 느낌이었다.
그 다음 수익성이 보이기 시작하는 부서(회사)로 옮겼는데, 그 때 리더의 모습 역시 꽤나 달랐다. 굉장히 회사의 내실을 탄탄하게 만드는 느낌이었다. 점차 견고한 프로덕트와 프로세스가 탄생하는 시기였다. 그래서인지 프로덕트를 구성하거나 프로세스를 디자인하는 것을 즐기는 구성원에게는 즐거운 시기였다. 반대로 앞서 언급한 초창기 회사에서 볼 수 있는 컬트는 굉장히 적은 편이었다.
마지막으로 이미 수익이 낸지 수년이 지난 회사에서의 리더는 꽤 달랐던 기억이 난다. 회사의 문화는 굉장히 비생물적인 느낌이었다. 성과를 추종하고 있고, 모든 측면에서 성과로 이야기를 하였으며 성과를 통해 보상하였다. 지난 회사가 회사의 견고함에 초점을 맞추면서 컬트에 관련된 에셋을 소모하고 있다면, 이 단계의 회사에서는 성과를 위해 그간 쌓아온 견고함을 최대한 활용하며 달리는 느낌이었다.
각 단계를 1단계, 2단계, 3단계라고 표현해보자. 각 단계별로 사람들의 불평은 꾸준히 있어왔다. 다만 불평하는 사람의 구성이 바뀌는 것이 특징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어느 곳이 문제일까? 라는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전에 마틴 파울러(Martin Fowler)가 한 말을 인용한 적이 있다.
직장을 바꾸거나 직장을 바꾸거나.
이 관점에서 본다고 하면 리더는 회사가 방향에 맞게 가게 조정하고 있는 것인데, 개개인이 싱크를 하지 못하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즉 모두 다 옳은 생각을 할 뿐, 시점이 다를 수도 있겠다는 결론이다. 오늘 인사이드아웃2를 보면서도 그런 생각을 했다.(길게 적지 않는다. 스포 금지를 위해)
회사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유기체이며 수명이 있다. 불멸하지 않다. 지속해서 성장하는 우리와 같이 회사도 태어나서 성장을 한다. 멈추지 않는다. 그렇다면 이에 따라 리더의 모습도 바뀌는게 아닐까? 그리고 우리도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이 글을을 마무리 해본다.